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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 엔트로피

잔류 엔트로피

[ residual entropy ]

열역학 제3 법칙에 따르면 절대 온도 0 K에서 완전 결정(perfect crystal)의 엔트로피는 0이다. 하지만 결정 구조와 결정을 구성하는 분자의 대칭성으로 인해 다양한 배열이 가능하기에 0 K에서 엔트로피는 0에 도달하지 않는다. 이렇게 0 K에서 양의 엔트로피를 잔류 엔트로피(residual entropy)라고 부른다.

목차

일산화 탄소의 잔류 엔트로피

일산화 탄소는 약한 쌍극자 모멘트(dipole moment)의 극성 분자이다. 일산화 탄소를 결정으로 만들 때 일부 분자의 쌍극자 모멘트가 완벽하게 배향하지 않기에 완전 결정을 이루지 못한다. 그림 1에서와같이 일부 분자는 완전 결정에서 벗어난 배향하기에 결과적으로 일산화 탄소 결정은 잔류 엔트로피를 갖는다. 일산화 탄소 분자들이 완전히 무작위로 배열한다면 S = R ln 2 = 5.76 J/K/mol로 예측된다. 실제 실험에서 확인된 측정값은 4.6 J/K/mol이다. 이는 일산화 탄소 분자의 약한 쌍극자 모멘트의 상호작용 때문에 분자가 완전히 무작위로 배열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산화 탄소처럼 두 가지 배열이 가능하지만, 극성이 작은 분자인 NNO, 파라-브로모클로로벤젠(p-bromochlorobenzene) 결정은 무작위로 배열할 확률이 높아 각각의 잔류 엔트로피 측정값은 6 J/K/mol, 5.7 J/K/mol이다.

그림 1. 일산화 탄소 결정()

얼음의 잔류 엔트로피

그림 2는 얼음 결정 구조에서 물 분자의 6가지 배열을 나타낸 것이다. 빨간색 구는 산소 원자, 파란색 작은 구는 수소 원자를 나타낸다. 중심의 산소 원자 주변에는 산소와 직접 결합하는 수소 원자 2개와 수소 결합으로 연결되는 수소 원자들이 배열할 수 있다. 산소-수소 결합은 직선으로, 수소 결합은 점선으로 나타냈다. 산소 원자들 사이는 275 nm이고, 산소-수소 결합 길이는 101 nm이다. 수소 결합을 하는 산소와 수소 사이의 거리는 174 nm이다. 각 산소 원자는 2개 수소 원자와 결합하므로, 그림 2에 나와 있는 6가지 배열이 가능하다.

그림 2. 얼음의 구조 ()

물 분자는 그림 2의 6가지 중에서 한 가지로 배열하므로 잔류 엔트로피가 생겨난다. 이를 염두에 두면 얼음의 잔류 엔트로피는 S = R ln(3/2) = 3.7 J/K/mol 로 예측되고, 실제 측정값은 3.5 J/K/mol이다. 가장 일반적인 얼음의 구조는 육방결정계(hexagonal system)인데, 실제 얼음의 구조는 생성 조건에 따라 달라지며, 17개 얼음 결정 구조가 알려져 있다. 얼음의 잔류 엔트로피는 얼음의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잔류 엔트로피 측정

온도나 압력과 달리 엔트로피를 직접 측정할 방법은 없다. 열을 가하면서 혹은 냉각시키면서 출입하는 열량과 온도 변화를 동시에 측정하여, 그로부터 엔트로피 변화를 계산해야만 한다. 이론적으로 온도 변화에 따른 엔트로피 변화는 분자 구조와 분광학적 특성 등 물질의 특성으로부터 통계열역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계산할 수 있다.

그림 3은 실험적으로 측정한 엔트로피 변화를 보여준다. 녹는점(Tfusion)에서 결정이 액체가 되면서 생기는 엔트로피 변화가 잔류 엔트로피로 인해 완전 결정으로부터 예상되는 엔트로피 변화보다 작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냉각 과정을 무한히 느리게 진행하도록 만들어서 그림 3의 분홍색으로 표시한 선을 따라 냉각하면 완전 결정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실험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불완전 결정 구조에서 완전 결정으로 변환하는 과정의 에너지 장벽은 온도가 낮아질수록 극복하기 어렵게 작용한다. 흑연의 구조가 다이아몬드의 구조보다 안정하지만 둘 사이의 에너지 장벽을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상온에서 다이아몬드가 흑연으로 바뀌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림 3. 엔트로피 측정 과정 ()

동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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